3차 오일쇼크 오나
국제유가 45弗육박…국내외 연구기관 경고 잇달아현실화땐 1차쇼크 때보다 큰 충격
교역조건 사상최악 전락…경제버팀목 수출 '치명타'
국내 원유 실질재고 "겨우 60일분"
수요 크게 느는데 잇단 '공급악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에 육박하면서 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안양 한국석유공사 유가상황실에서 공사 직원들이 국제유가 현황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양=류효진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에 육박하면서 '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장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한국경제는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지난 74년 1차 오일쇼크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는 세계경제를 둔화시키고 이에 따라 하반기 한국의 수출여력이 감소하면서 국내적으로는 물가앙등, 이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와 소비침체 장기화를 유발,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5센트(1.9%) 오른 44.80달러로 마감돼 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WTI 선물가격은 장중 배럴당 44.98달러까지 치솟아 50달러 문턱까지 진입했다. 독일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아담 지멘스키 석유시장 전략가는 "극단적으로 산유국 두 군데서 생산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가능성은 낮고 배럴당 50달러를 넘으면 수요위축으로 더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제3차 오일쇼크 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하반기 평균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40달러에 이르면 3차 오일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이 1.6%포인트 감소하고 물가는 1.6%포인트 상승, 경상수지가 85억8,000만달러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74~76년의 1차 오일쇼크 때보다 경제가 더 악화된다고 내다봤다.
김진오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러시아 유코스 문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소환투표, 중동 테러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절약과 함께 해외에너지자원 및 대체에너지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입력시간 : 2004-08-10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