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후 처음 1.5% 돌파… 사실상 발행포기국내 최우량 대기업이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적용하는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지난 86년 이후 처음 1.5%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채권인수처를 찾지 못해 해외채권 발행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기아 등 잇따른 기업부도와 해외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도 하향조정 등에 영향받아 그동안 0.5%선에 머물렀던 국내기업 해외기채 스프레드가 1.5%선으로 1%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모 대기업의 국제금융담당자는 『지난 6월까지만해도 리보 +0.5%의 가산금리로 해외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으나 최근들어 1.5% 이상을 적용하고도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외투자가들이 한국물에 대해 철저하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 86년 이후 해외기채 가산금리가 1%를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 『기업별로 투자사업 규모를 전면 재조정하는 한편 신규 기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기업들의 해외채권 가산금리가 이처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환율 및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기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잇따른 부도와 S&P, 무디스사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도 하향조정 등 대외적인 요인이 가세하면서 해외투자가들이 한국물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