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술사 주변부 작품의 미학적 상상력

[화제의 책] 교수대 위의 까치 (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네델란드의 한 마을에 농민들이 줄지어 가고 뒤에 한 사람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사람들 옆에는 빈 교수대 위에 까치 한마리가 앉아 있다. 네델란드 화가 피터르 브뤼헐(1525~1569)의 1568년작 '교수대 위의 까치'의 장면이다. 전원풍경을 묘사한 이 그림은 교수대와 그 위에 앉은 까치 등의 메타포(metaphor)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다. 네델란드에서 까치는 우리나라의 까마귀와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는 데 특히 남의 말을 옮겨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에 비유되기도 한다. 교수대 위에 앉은 까치를 통해 브뤼헐은 경거망동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미술책으로는 드물게 밀리언셀러에 오른 '미학 오디세이'(전 3권)의 저자가 12가지 작품을 내세워 독자들을 미학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끈다. 안젤리코의 15세기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와 그라프의 16세기 작품 '그리스도의 수난'에서 초현실주의를 설명하고, 브뤼헐의 '교수대 위의 까치'를 통해 미술과 사회적 맥락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미술사의 주변부에 있던 작품 12점으로 저자는 독창적으로 그림을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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