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품살포설’ 경선뇌관 되려나

◎박찬종 후보,이회창 후보 지목 ‘폭로수위’ 높여/이 후보측 “해당행위” 반격… 파문 장기화 우려도「금품살포설」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신한국당 경선의 뇌관이 되고 있다. 박찬종 후보가 지난 13일 밤 『이회창 후보측이 2명 이상의 지구위원장에게 5천만원 이상씩을 활동비 명목으로 제공했으며 이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품살포설은 메가톤급으로 위력이 커져가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박후보가 금품살포설을 처음 주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박후보의 주장은 경선과정의 흔한 잡음 정도로만 보였다. 그러나 박후보는 연이은 합동연설회 과정에서 발언의 수위를 높였으며 13일에는 이회창후보를 구체적으로 지목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경선이 과열·혼탁양상을 빚는 과정에서 박후보의 이런 주장은 진위여부를 떠나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경선후까지 그 파문이 연장될 수도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직격탄을 맞은 이후보측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후보측은 14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터무니 없는 주장이자 본선 필패를 초래할 수 있는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강력 대응방침을 정했다. 당에서도 이날 이만섭 대표서리와 민관식 선거관리위원장, 박관용 사무총장이 모여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15일 상오 9시까지 박후보가 관련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당으로 직접 출석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이후보측의 요구에 응답했다. 그러나 박후보가 이날 15일 당의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다 보좌관과의 전화 녹음테이프를 유일한 증거로 내세워 『증인은 있으나 증거는 없다』는 식으로 다소 발을 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물론 박후보측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박후보는 14일 아침 긴급참모회의를 통해 측근 인사들에게 『자신있다』고 언급, 캠프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돼 있다. 『검사출신인데 증거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느냐』는 반응처럼 박후보가 확보하고 있는 증거가 상당부분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후보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연락을 취한 후 검사를 만나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거의 형태도 『문서나 녹음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박후보의 의도와는 달리 「금품살포설」은 경선판도뿐만 아니라 경선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금품수수 시비가 단순히 박, 이후보 두사람에게 국한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선과정은 물론이거니와 경선후까지도 파문이 이어질 수 있다. 즉 경선에서 패배한 측에서 승리한 측에 대해 금품수수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경선결과를 승복하지 않는 경우도 최악의 시나리오로써 상정할 수 있다. 여기다 경선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이런 분란을 막아줄 무게중심의 이동이 21일 전당대회 전후에도 확실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권의 고민이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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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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