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야당·시민단체 반발 거세 정책 실현 여부는 미지수

국내법인 외국인학교 위화감 부추길 우려<br>골프장 규제완화도 국민 정서에 안맞아

이명박 정부는 의료ㆍ교육ㆍ관광 등 3대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기관 영리법인화와 민영 의료보험, 국내 법인의 외국인학교 설립 허용, 골프장 규제완화 및 감세 등 일련의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해외로 몰려가는 서비스업 수요를 국내로 되돌림으로써 대대적인 고용창출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업 개선 대책은 정치권과 각 부처 등 이해관계자들 간 첨예한 의견대립을 일으키고 있어 정부 추진방향대로 정책이 실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또 거센 반발을 감당할 만큼의 실질적인 내수부양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발휘할지 여부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치밀한 검토와 실효성에 근거를 둔 세부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완화ㆍ경쟁촉진 본격화=정부는 해외관광과 유학 수요를 국내로 전환시키고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산업을 개선함으로써 서비스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나아가 부족한 일자리를 이들 서비스산업에서 대폭 충당할 방침이다. 우선 의료 부문에서는 공공성이 강조됐던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허용하고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함으로써 경쟁논리를 도입, 의료를 하나의 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렇게 육성한 의료산업을 관광ㆍ문화와 결합하는 의료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오는 2012년까지 해외에서 10만명의 환자를 유치하고 6,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유학과 연수를 대체할 교육서비스 대책으로는 외국인학교 설립을 국내 법인에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국내 골프장에 매기는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해 해외 골프수요를 국내에서 충당하도록 하는 방안도 정부의 서비스업 대책의 주축을 이룬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18홀 골프장 한 개 건설에 300명, 운영에도 140명의 고용이 창출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재정부는 이달 말까지 이 같은 내용의 세부 추진안을 담은 ‘서비스수지 개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비스업 개선책에 ‘뜨거운 감자’ 산적=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에는 험난한 앞길이 예고되고 있다. 각 업종대책의 핵심 쟁점에 대해 야당과 관련 부처, 시민단체 등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부문은 서비스 양극화에 대한 우려와 소비자 건강에 대한 안전성, 의료의 공공성을 이유로 가장 거센 반발에 맞닥뜨리고 있다. 국내법인의 외국인학교 설립 역시 학교교육의 공공성과 위화감 조성 등에 대한 우려로 해당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골프장에 대한 감세와 설립규제 완화 등도 골프가 사치성 오락으로 인식되는 국민 정서를 극복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4월에 내놓을 서비스 개선대책은 교육ㆍ의료 부문의 기존 대책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될 것이지만 각계의 반발이 워낙 심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골프장 규제완화를 주축으로 하는 관광산업을 전면으로 내세우기도 국민 정서상 부담스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열쇠 쥔 서비스산업=하지만 해묵은 논란에도 불구,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로서는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의료ㆍ교육ㆍ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개편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은 서비스업의 취업증가세 둔화가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해 11월 40만2,000명에서 올 2월에는 30만7,000명으로 줄어든 상태. 이 기간 동안 전체 신규 취업자 수는 29만5,000명에서 21만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도 일자리 창출에 있어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독일ㆍ일본처럼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고용을 늘리는 식으로 서비스산업을 개편할 경우 2012년까지 최대 총 31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서비스업의 규제완화와 민간사업화, 전문인력 공급을 통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것이 최근의 고용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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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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