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내달 220억 유로 규모 국채 발행

獨 주요은행들 "추가 매입 않을것"… 성공 여부는 미지수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긴급구제 조치를 받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그리스 정부가 오는 3월 220억유로(약 35조원)의 국채발행을 통해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8.7%까지 감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리스 국채의 유력한 매수처인 독일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추가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혀 발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그리스가 국채발행 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실사단이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일간지 타네아는 아테네를 방문한 EU와 ECB 실사단이 22~24일 그리스 재무부ㆍ경제부ㆍ중앙은행 등을 방문한 결과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독일의 주요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추가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혀 신규 국채발행을 통해 재정위기를 타개하려는 그리스 정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곧장 타전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자회사로 부동산 전문 금융기관인 유로히포는 26일 독일이 31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히포뿐만 아니라 독일 최대 소매은행 포스트방크,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도 잇따라 그리스 국채 매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럽 투자자들은 “채권 판매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리스가 재정적자를 감축하거나 유럽이 그리스를 긴급 구제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투기적 공격으로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를 조장하는 월가 대형 은행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25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월가 은행들이 그리스 외채 위기를 심화시켰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특정 회사나 국가를 의도적으로 동요시키는 방식으로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것은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밝혀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투기 행위에 조사의 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미 금융당국이 미국 밖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에 자국 은행들을 조사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간주된다. 그동안 아시아 외환위기 등 미국 밖에서 일어난 대형 경제위기의 배후에 월가가 있었다는 의혹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미 당국은 ‘시장의 문제’라며 방관적 입장을 보여왔다. 미 금융당국이 월가 조사에 착수한 것은 월가의 CDS 투기행위를 단속하지 않고서는 그리스발 외채 위기가 제2금융위기로 발전할 만큼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재정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EU 역시 그동안 월가의 대표적인 대형은행 골드만삭스가 그리스의 국가회계분식을 방조하면서 국채 발행에 개입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만약 금융회사가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감추는 데 개입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상당한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 미국을 겨냥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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