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선·현물 매도공세 언제까지… "유럽 위기 확산… 현금비중 확대 이어질듯"

이달 현물 3조6000억·선물 2조 가까이 팔아<br>가격 상관없이 '팔자'… 주가 부진한 흐름 예고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외국인이 최근 선ㆍ현물시장에서 5조원 이상을 팔아 치우며 매도공세를 강화하자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유럽위기가 단기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에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당분간 선ㆍ현물 동시 매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이 기간 동안 2조3,963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외국인 총 순매도 금액은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펼치는 곳은 현물시장뿐이 아니다. 외국인들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선물을 1만4,975계약이나 순매도했다. 금액으로는 1조8,0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외국인들은 선물과 연계된 현물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도 이 기간 5,6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인 매도 공세가 좀처럼 바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선ㆍ현물간 가격차이인 베이시스는 지난 16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싼 백워데이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현물을 팔더라도 선물 가격이 싸지면 선물을 사들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의 양상은 선물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외국인이 선물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에 상관없이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투매를 하고 있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근거다 실제로 이달 15일 10만4,726계약에 불과하던 미결제약정은 25일 현재 12만3,443계약으로 순식간에 불어났다. 미결제약정이 증가했다는 것은 신규매매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으로 일반적인 차익거래 외에도 투기 매도가 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 위기가 프랑스와 동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유럽과 미국 은행에게 신용경색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현금 확보를 위해 외국인이 선ㆍ현물 시장에서 동시에 공격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트레이더는 "일부 외국인들이 현금 포지션을 높이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서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매도 금지 해제 역시 개별종목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ㆍ현물을 한꺼번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현물뿐 아니라 미래가치가 반영된 선물까지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매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증시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는 앞으로 추가적인 현물매도를 위한 선행매매로 봐야 한다"며 "외국인들의 매도 추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주가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을 중심으로 현물시장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가 어느 정도 버티고는 있지만 외국인 순매도 행진과 선물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며 "글로벌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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