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담배 피해보상 관철을(사설)

담배가 건강에 해로운 정도를 넘어서 치명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96년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암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병인별로 분석 발표, 충격을 안겨준 적이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6백3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병인별 1위는 폐암(98만9천명), 2위는 위암(77만6천명), 3위는 대장암(49만5천명) 등의 순이다.WHO는 폐암의 요인으로 흡연을 으뜸으로 꼽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85%, 여성은 46%가 흡연으로 발병한다는 지적이다. WHO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천만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며 이중 70%가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사법당국과 담배업계간에 역사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담배를 마약으로 규정, 담배업계는 그동안 담배가 미국사회에 끼친 폐해에 대해 앞으로 25년간에 걸쳐 3천6백85억달러(한화 약 3백30조원)를 배상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합의가 있은지 하루만에 영국·일본·프랑스·호주·대만 등 19개국의 금연 운동가들은 미국 담배업계에 대해 전세계적인 금연운동에 매년 1백억달러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도 연간 3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담배규제에 관한한 관대한 편이다. 정부가 담배에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부과, 오히려 흡연을 권장하고 있는 탓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흡연인구가 줄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늘어나는 추세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남자는 73.2%, 여자는 6.1%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청소년의 흡연인구도 격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살판 나는 것은 외국의 담배회사들이다. 미국이 통상법 301조를 앞세워 우리나라 담배시장을 개방한지 10년만에 외국산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11.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담배회사는 본국에서 뺨을 맞고 화풀이는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꼴이다. 덩달아서 일본 담배도 우리나라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의 담배회사들이 한계에 다달은 미국내 담배소비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도국에 판촉을 한층 강화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우리로서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마약이나 다름없는 담배에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부과, 정부 재원으로 쓰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이제 정부도 국민건강 측면에서 흡연인구 억제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배인삼공사를 하루빨리 민영화, 니코틴 규제에 힘을 쏟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가운데 담배를 정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도대체 어불성설이다. 우리국민들 가운데는 담배피해자도 많다. 민간단체들도 미수입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피해보상을 꼭 관철해야 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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