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지난 3ㆍ4분기 신용카드 이용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줄고 특히 현금서비스는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3ㆍ4분기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에 신용카드 전체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735만3,000건, 금액은 1조4,4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9%, 32.9%가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에도 신용카드 이용액이 감소하긴 했지만 이번 감소 폭은 지난 1970년대 신용카드가 도입된 이래 분기별 감소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특히 현금서비스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98만1,000건, 7,402억원으로 건수와 액수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0.2%, 40.4%나 줄었다. 백화점ㆍ할인점에서의 물품구입 등 상품 및 용역(서비스 이용) 구매를 위한 신용카드 사용은 하루 평균 637만1,000건, 7,072억원으로 건수는 3.3%가 늘었지만 금액은 2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 당 신용카드 이용액은 20만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28.6%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 감소, 신용불량자 증가, 카드사의 이용한도 축소 등으로 이어져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카드이용 실적은 은행계 카드사보다 비은행계 카드사의 감소 폭이 더 컸다. BCㆍ국민ㆍ외환ㆍ신한ㆍ우리 등 은행계는 카드이용 금액이 하루 평균 9,009억원으로 21.8%가 감소한 반면 삼성ㆍLGㆍ현대ㆍ롯데 등 비은행계는 하루 평균 5,465억원으로 45.6%나 줄었다. 또 카드사들이 미사용 카드를 정리하고 신규카드 발급기준을 강화하면서 지난 9월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9,961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한편 3ㆍ4분기중 금융기관을 통한 결제 규모는 하루 평균 1,981만 건, 32조1,000억원으로 작년동기에 비해 각각 4.5%, 5.7%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확산으로 전자금융 공동망과 전자지로 이용 실적은 대폭 증가했지만 어음대체제도 활성화로 어음교환 규모가 감소하고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