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업계 ‘공룡’만 살아남나

◎태일·핵심·큐닉스 등 중견업체 잇따라부도/조립PC 고환율 몸살 대형사 중심 급속 재편중견 PC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와 환율급등에 따른 조립 PC시장의 위축으로 국내 PC산업이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최근 PC시장에서는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태일정밀, 핵심텔레텍, 큐닉스컴퓨터, 뉴텍컴퓨터 등 중견업체들이 연이어 쓰러지는 「부도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형업체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오던 중견 PC업체의 명맥이 끊어지는 상태로 접어들었다. 초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차지했던 중견 업체들은 ▲판매부진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단기차입금의 조기상환 압력 등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게다가 국내 최대의 조립 PC 시장인 용산전자상가는 환율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로 미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치솟으면서 한달 남짓 사이에 CPU·메모리·HDD 등 컴퓨터 부품 가격이 평균 40% 정도 뛰어 올랐다. 이에 따라 연말·졸업·입학으로 이어지는 PC시장 성수기를 맞아서도 조립PC 업체들은 ▲판매부진 ▲수익성 악화 ▲부도여파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들어 홈 PC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데다 대기업의 저가공세로 원가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게 큰 요인. 한 상인은 『IMF 구제금융이 결정된 이후 매출액이 예년에 비해 40%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이 상태로 가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중견 및 조립 PC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던 상당 부분의 시장을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IBM 현대전자 등 대형 PC업체들이 잠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용산전자상가를 휩쓸고 지나간 한국IPC·아프로만 등 대형 PC유통업체의 부도 사태로 대형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만 해도 27%에 달하던 중견 및 조립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올들어 16% 이하로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물론 대형 PC업체들도 시장규모의 감소와 원가상승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월한 자금력과 대량 부품 구입에 따른 원가 부담의 극소화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내년도 시장규모를 올해 2백만대 보다 15%정도 감소한 1백70만대에 그치고, 대형업체들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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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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