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美정상회담] 이모저모

양국정상 확대회의도 취소하며 대좌100분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하루동안 단독ㆍ확대정상회담을 비롯해 모두 7개 일정을 5시간여 동안 함께 하며 우의를 다졌다. 두 정상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를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눔. 두 정상은 이날 오전 9시10분 청와대 대정원에서 10여분간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단독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 30분, 경의선 도라산역 방문 40분, 청와대 환영리셉션 20분, 만찬 1시간30분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가졌다. ○…첫 행사인 공식환영식은 오전 9시께 부시 대통령 내외가 군악대의 연주속에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통령은 본관 입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부시 대통령이 도착하자 악수를 하며 반갑게 맞았고, 이희호 여사는 로라 부시 여사와 뺨에 키스하는 서양식으로 인사를 교환했다. 이어 두 정상은 본관앞 대정원으로 이동, 육해공군ㆍ해병대 군복과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의장대를 사열한 뒤 환영식에 참석한 양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양국 정상 내외는 환영단으로 나온 경기초등학교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허리를 굽혀 뒷줄에 선 학생들과도 악수를 하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당초 양국은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단독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현안을 둘러싸고 열띤 논의를 벌이느라 회담이 길어져 오전 11시께 끝나는 바람에 확대정상회담은 취소됐다.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김 대통령의 안내를 받은 부시 대통령은 방명록에 조지 부시라고 이름만 적고 양국 정상 내외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김 대통령이 먼저 "일본 방문이 성공적이었다는 언론보도를 봤다"고 부시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축하하자 부시 대통령도 "매우 성공적"이라며 흡족함을 표시했다. 이어 두 정상은 100여분동안 단독정상회담을 가졌다. 단독회담 분위기가 좋아 확대정상회담을 생략하기도.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55) 여사는 청와대 1층 접견실에서 별도로 만나 9ㆍ11 테러사건, 봉사활동, 종교문제 등을 주제로 40여분간 환담했다. 특히 이 여사와 부시 여사 모두 감리교 신자에 감리교 학교 출신이어서 더욱 친밀감 있는 대화가 오갔다. 이 여사는 "미국이 테러사건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도아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점을 존경한다"면서 "테러사건 당시 TV를 통해 보고 비참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위로했다고 김성진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부시 여사는 "당시 17명의 한국교민이 희생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이 우의를 갖고 미국을 지원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시했다. 한편, 이 여사는 부시 여사에게 1920년대 미국 선교사 부인이 한국의 야생화를 스케치한 책 '한국의 꽃과 민속(Flowers & Folk-lore From Far Korea)'를 선물했다. 이 책의 원본은 2차대전 때 소실됐으나 사진판이 남아있어 지난 87년 서울 가든클럽이 1,000부 한정 출판했다. ○…로라 부시 여사는 이날 오전 한국걸스카우트대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삶의 기쁜 순간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부시 여사는 서울 성북구 삼청동에 위치한 삼청각에서 한국 걸스카우트 대원 및 관계자들과 약 1시간 만나 격려메시지를 전달하고 한국걸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금장을 수여받았다. 이날 행사는 8살때부터 걸스카우트활동을 해 온 부시 여사가 대원수가 25만명에 달하는 한국의 스카우트 관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가운데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이 이번 부시 대통령 방한에 때맞춰 그를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녹색 투피스에 자주색 코트를 입고 이날 오전 10시5분께 행사장에 도착한 부시여사는 긴 여정의 피로에도 불구, 시종 미소속에 걸스카우트 대원들이 준비한 부채춤,영어연극, 합창 등 공연을 관람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끝낸 뒤 본관 세종실에서 30여분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국보도진의 질문에 답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결과에 만족한 듯 밝은 표정으로 나란히 회견장에 입장, 각각 5분 가량 모두발언을 한 뒤 양국기자 2명씩의 질문에 응했다. 먼저 모두 발언을 한 김 대통령은 회담결과를 분야별로 간결하게 설명한뒤 "부시 대통령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도 모두 발언을 통해 "회담이 너무 좋아 사람이 많은 방(확대정상회담 장소)로 옮기기 싫을 정도였다"며 "현안을 깊이있게 논의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북한 정권에 대한 나의 강한 발언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라며 '악의 축' 발언 배경을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하고 확고부동한 대북관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견은 내외신 기자 80여명이 회견장에 나오는 등 언론의 깊은 관심을 받았으며, 미 CNN 방송은 전세계에 생중계했다. /안의식기자 esahn@sed.co.kr 김홍길기자 91anycall@sed.co.kr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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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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