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품질로 종주국을 위협하는 중소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디자인 혁신 노력으로 선진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국가로 역수출함으로써 강소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비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스위스 쿠마수사에 자체 브랜드로 비데 1,2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스위스의 비데 품질기준을 무사히 통과한 웅진은 스위스 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가구는 국내시장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내수업종이지만 도도가구는 몇년 전부터 가구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유명 아동 브랜드 ‘치코’에 수출하고 있다.
길준경 사장은 “이탈리아는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아시아 국가들이 뚫기 힘든 시장이지만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고데기 제조업체인 레카전자도 미용제품의 종주국인 미국ㆍ캐나다ㆍ영국 등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재일 해외영업부장은 “디지털 기술과 우수한 디자인을 접목해 현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서양인의 인체공학적 특성을 고려한 2차 모델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방용 칼을 만드는 경남 남해의 동은산업은 ‘쌍둥이 칼’로 유명한 독일 주빌링 J A 행켈스사가 두려워하는 회사. 이 회사가 생산하는 칼은 독일을 비롯해 스위스ㆍ프랑스ㆍ덴마크 등 세계 40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동은산업은 자체 설계한 국산 연마기로 예리하면서 쉽게 무뎌지지 않는 칼날을 만들어 행켈스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강소기업들의 눈부신 활약상은 최근 기협중앙회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일본과의 부품ㆍ소재 분야의 기술격차가 이전 5년에서 최근에는 1.7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
고종섭 기협중앙회 국제통상팀 과장은 “그동안 대기업에 의존해 납품해오던 중소기업들이 ‘브랜드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기술과 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추세”라며 “해외시장개척단이나 해외전시회 참가를 통해 세계시장에 눈을 뜬 중소기업들이 브랜드 경영에 나선 게 이제서야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바이어들이 몰려오는 해외 유명 전시회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해당 제품의 종주국에서도 한국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