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세계 최강' 자랑하던 한국 조선 위상을…

파업 여파로 신뢰도 추락<br>선박 건조 상황 최악으로<br>국내외 지사 유기적 활용<br>전략적 수주 활동 전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3도크와 4도크 전경. /사진제공=한진중공업

"빈 도크에 가장 먼저 채워야 할 것은 여러분들의 생존의지와 각오입니다. 임직원들의 분발을 당부합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몰아치던 지난 27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내 1번 도크 현장. 이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빈 도크에서 찬 바람을 맞아가며 그룹 사장단을 비롯해 주요 임원진ㆍ팀장 등 보직자들과 회의를 가졌다. 조 회장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조속한 회사 정상화를 이루어 내 반드시 대한민국 조선1번지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25만여㎡ 규모의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은 멈춰 서 있고 건조할 선박이 없어 도크는 텅 비었다. 근로자들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조선소 내부는 적막하다. 지난해 11월9일 노사 합의로 1년여간 파업을 끝낸 '대한민국 조선1번지'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의 현재 모습이다.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만큼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파업을 하면서 유럽에서 4,7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의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2억5,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던 본 계약 체결에는 실패했다. 선박 납기일이 가장 중요한 조선업계의 사정상 파업은 예정된 일자를 지키기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사태의 홍역을 치르면서 추락한 한진중의 국제적 신인도는 갈 길 바쁜 한진중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진중의 관계자는 "파업으로 수주, 대외적인 신뢰도 등 잃은 것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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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전세계 해운ㆍ조선시장의 침체로 선박건조 발주 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한진중의 관계자는 "전세계 조선시장의 최대 고객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로 인해 선박 건조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진중공업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당장 시급한 건조물량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영업본부와 국내외 지사를 유기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 런던을 비롯해 그리스 아테네, 필리핀 마닐라, 두바이, 홍콩, 미국 등 8곳의 지사와 국내 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영도조선소의 경우 중소형 특수선박 위주의 고부가가치선 특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신규 선주 확보를 위한 선주초청 행사를 추진했다. 3개조의 세일즈 트립 방문단을 편성해 선주와 직접 만나서 영업, 홍보 활동을 갖기도 했다.

해양분야와 틈새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선 해외박람회를 통해 선주대상 판촉 및 영업활동을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의 해양박람회인 OTC(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를 시작으로 그리스 포세도니아, 독일 SMM 2012, 영국 가스텍(Gastech) 2012 등을 통해 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한진중 관계자는"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조선시장이 침체됐지만 회사 생존을 위해 전 임직원이 일감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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