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돌아온 수퍼맨의 힘

2주 전, 지난 78년에 만들어진 ‘수퍼맨’이 재영화화된 ‘수퍼맨 리턴즈’가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30년 만에 돌아온 수퍼맨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극장으로 몰려갔다 하더라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렇게 ‘돌아온 수퍼맨’에 열광한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수퍼맨은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온 것이 아니다. 수퍼맨은 30년 전에 영화화됐지만 TV 드라마와 라이선스 상품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그 존재를 인지시켜왔다. 국내 라이선스 사업 걸음마단계 즉 수퍼맨은 끊임없는 콘텐츠의 변형과 유지를 통해 사람들 인식 속에 존재하다가 그것이 응축돼 현재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라는 폭발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수퍼맨이 단순 소비재로 사라지지 않은 것은 문화콘텐츠이기에 가능했으며 이처럼 콘텐츠를 변형ㆍ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기술은 바로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에 기반을 둔 라이선스 사업에 있다. 라이선스 사업은 문화콘텐츠 사업의 핵이다. 외국의 경우 만화ㆍ애니메이션ㆍ영화 등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대부분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확대되고 파생력을 갖추게 된다. 그로 인해 콘텐츠 자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의 50% 이상을 라이선스 사업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8개국에 25개 언어로 방송된 일본의 ‘포켓몬스터’는 4,000여 품목에 라이선스돼 약 7,000억엔의 매출을 올렸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라이선스를 통해 얻은 수익이 매출의 약 57%인 27억달러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약 2억부가 팔린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소설에서 출발해 영화, 게임, 각종 캐릭터로 라이선스돼 수익이 20억달러를 크게 넘어섰으며 지속적으로 부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라이선스 사업은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나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00년 초반 온라인에서 시작된 ‘마시마로’는 약 1만 종류의 상품으로 라이선스되면서 우리나라 라이선스 사업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후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등이 해외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라이선스 산업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로 부상했다. 특히 뿌까는 올해 전세계 100여개국에 라이선스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찍이 라이선스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는 2000년부터 체계적으로 라이선스 관련 정보 및 홍보ㆍ마케팅 지원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서울캐릭터페어’다. 올해 6년째에 접어드는 서울캐릭터페어는 현재 아시아 최대의 국제 라이선스 전문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2005년에는 153억원의 상담액과 53억원의 계약액을 올리고 약 13만명을 불러 모았다.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서울캐릭터페어 2006’에는 150여개의 역대 최다 업체가 참가한다. 올해는 국내 유수 업체와 해외 유명 콘텐츠 업체뿐 아니라 라이선스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게임 업계에서 참가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서울캐릭터페어' 성과 기대 특히 ‘카트라이더’로 유명한 ‘넥슨’이 협찬사로 나서면서 서울캐릭터페어와 연계한 라이선스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는 캐릭터 중심으로 진행돼온 국내 라이선스 산업이 점차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다 강화된 비즈니스 프로그램, 워크숍 개최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 서울캐릭터페어가 2006년을 계기로 아시아 최대가 아닌 국제 최대의 라이선스 전시회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