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4월 5일] 애국자의 넋두리

요즘처럼 선거철이 되면 여기저기서 외쳐지는 우국충정들이 말이나마 들을 만하다. “나라와 지역발전을 위한 머슴이 되겠습니다. 저를 뽑아주십시오.” 후보자마다 애국자요 애향자인 양 자처하지만 그게 좋은 뜻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님을 이제 국민은 본능적으로 안다. 차제에 필자가 꼽고 싶은 이 시대 정치인의 요건 하나만 밝히자면 그것은 글로벌한 비전, 곧 국제적 안목이다. 지방강연이 많은 필자는 지역발전의 양상과 수준이 어떻게 다른지 거의 전 국토를 망라해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 있다. 국내 및 국제 기준에 의거해 대강 상ㆍ중ㆍ하로 매길 정도다. 강연에서 만나는 지역주민들에게 필자는 항상 그곳 시장과 핵심 국회의원은 누군지 또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곤 한다. 결과적으로 뭔가 특이하면서도 국제적 우수성이 엿보이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훌륭한 지도자가 배후에 있음을 확인한다. 국제적 감각이 있는 애국심은 정말로 중요하다. 가까운 일본을 다녀올 때마다 그들의 질서 정연한 시가지를 보면서 필자는 한국 정치에 대한 일종의 분노 같은 것을 느낀다. 머슴이 되겠다던 그들은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유학을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10년간 살아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우리 사회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경제는 차치하고 문화와 의식 면에서 어떤 것들이 한국적 특성을 살리며 발전해야 할지를 알고 있다. 얼마 전 보름간 미국 순회강연을 다녀오면서 필자는 또 한번 애국자가 돼서 돌아왔다. 미국 LA와 캐나다 밴쿠버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한국이 중국에 비해 턱없이 안목이 짧다는 것을 느꼈다. 중국은 해외에 살고 있는 자국인들을 독려해 살고 있는 지역의 발전을 위한 일정 금액을 갹출해 기부하도록 정부가 앞장선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그곳 차이나타운과 현지 원주민 사이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정부에서 특별한 지도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한 코리아타운의 경우 그러한 의식의 부재로 그네 민족들과의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안목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필자는 불평불만을 일삼는 사람이 아니다. 필자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자다. 지금까지의 두서 없는 이야기는 모두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다. 그렇다. 필자는 어디를 가든 서슴없이 애국자임을 자처한다. 애국자로서 부끄럽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밝히거니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필자의 저술 ‘무지개 원리’도 애국심으로 썼다. 특히 젊은이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쓴 필자의 뜻을 알아줬는지 희한하게 군부대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필자는 바쁜 일정이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그들에게 필자의 강의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애국이라는 생각에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응하고 있다. 그러던 중 영광스러운 일이 생겼다. 지난해 말 육군 수사단에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만난 군 고위 관계자가 필자에게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강의 내용이 무척 좋으니 이를 토대로 ‘군부대 사기진작’ 책자를 만들어 전 육군에 보급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좋은 취지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진취적 비전을 제시하는 일만큼 값지고 보람 있는 애국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필자의 경우는 비단 하나의 예일 뿐임을 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필자보다 더 빛나는 애국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소임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그 진정한 나라 사랑의 인물들이 이번 선거에서 많이 배출되기를 뜨겁게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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