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를 했던 국내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열악한 여건 때문에 국내 대신 해외투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해외투자 기업의 대부분은 불법적인 노사분규, 노조의 경영권 참여 요구 등 후진적인 노사 여건을 피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선택했다고 토로해 ‘노사 문화’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기업의 해외탈출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의 해외진출 제조업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외국과 비교한 국내 투자여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의 52.3%가 국내투자를 포기하는 대신 해외투자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택한 원인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나 과격한 노동운동 등 ‘노사 여건 때문’(54.1%)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국내 투자여건 만족도 역시 해외에 비해 낙제 수준이었다. 금융ㆍ조세ㆍ노사 등 전반적인 투자여건에 대해 기업들은 국내를 58.8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반면 해외는 70.8점으로 평가했다. 기업들은 이밖에 ‘국내 투자여건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고비용ㆍ저효율 경제구조’(52.7%), ‘정책의 일관성 부족’(21.0%), ‘과다한 규제’(17.9%), ‘SOC 등 인프라 부족’(4.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상의의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 공단 임대료 등 요소비용 인상 억제와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과 정부 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조세, 노사, 입지 및 공장설립, 행정 등 5개 투자여건 만족도를 해외와 비교ㆍ평가한 결과 인건비, 노사분규 등 노사 부문(국내 58.7점, 해외 73.5점)과 공단 임대료, 토지규제 등 입지 및 공장설립 부문(국내 57.3점, 해외 71.0점)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반면 자금조달, 자본이동 등 금융 부문(국내 64.6점, 해외 64.9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5개 투자여건별 문제점으로는 금융 부문의 경우 ‘담보위주의 대출관행’과 ‘높은 대출금리’를 꼽았고 조세 부문은 ‘과도한 법인세 부담’ ‘불필요한 세무조사’ 등이 지적됐다. 노사 부문에서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낮은 노동생산성’이, 입지 및 공장설립 부문에서는 ‘과다한 물류비용’과 ‘저렴한 임대용지 공급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복잡한 행정절차’ ‘정책일관성 부족’ 등도 행정 부문의 문제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