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의 3ㆍ4분기 적자 규모가 14년래 최대인 58억달러(약 5조5,600억원)로 잠정집계됐다.
로이터통신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구조조정 비용과 북미 매출 부진으로 3ㆍ4분기 손실이 주당 3.08달러(총 58억달러)로 지난 해 15센트(총 2억8,400만달러)보다 20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포드의 이번 적자 규모는 지난 92년 1ㆍ4분기에 기록한 67억달러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46억달러를 제외하더라도 손실액이 12억달러에 달해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1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포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사업부는 트럭 판매 감소 등으로 3ㆍ4분기 손실 규모가 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났으며, 글로벌 사업부도 18억달러 손실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38% 증가했다.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실적은 받아들일 수 없는(unacceptable) 결과"라며 "우리가 처한 위기를 인식하고 앞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드 경영진은 구조조정 외에도 현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 일부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포드는 합작사를 포함해 전 세계에 10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구조조정이 오히려 포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는데다 파업 사태 등이 불거지면 포드는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르거스 리서치의 케빈 타이넌 분석가는 "단순히 몸집을 줄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며 "포드는 유연한 조직과 효율적인 생산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