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디노미네이션' 4개월 맞은… 터키르포

"화폐 동그라미수 적어져 편리"<br>새동전 쿠루쉬 거스름돈 놓고 대형슈퍼마켓 곳곳서 실랑이<br>장년층 새단위 이해못해 곤혹 "지하자금 양성화엔 한계" 지적

화폐개혁 4개월이 지난 터키는 아직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터키 이스탄불의 시장풍경.

“동그라미 6개를 없애고 고액화폐를 새로 만들면서 이전보다 사용하는 데 편해졌습니다. 다만 새로 등장한 동전 단위인 쿠루쉬를 거슬러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이스탄불 신시가지에 있는 대형슈퍼마켓인 GIMA의 알랏튼 보자즈(ALAATTIN BOZACI) 매니저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ㆍ돈의 액면을 낮추는 것)’을 실시한 지 만 4개월이 지난 지금 고객들의 반응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화폐개혁 4개월째를 맞는 터키 국민들은 바뀐 상황에 점차 익숙해하면서도 아직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장년층들은 바뀐 화폐단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1센트(0.01YTL) 등 작은 화폐단위 적응에 어려워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집권한 에르도안 터키 총리 정부는 10년 전에 비해 무려 3만5,000배나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00만대1로 화폐단위를 낮췄다. 터키에서는 동그라미 6개를 떼어내 1,000,000TL(투리크시리라)를 1YTL로 단위를 변경하고 올해 말까지 새로운 화폐와 옛 화폐를 함께 통용 중이다. 이에 따라 터키 어느 곳을 가더라도 가격표에 옛 화폐와 새 화폐를 나란히 표기하는 이색적인 현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터키 주유소들은 가격표시를 ‘1리터=3백만리라’와 ‘3YTL’를 함께 표기하고 있다. 터키 현지 은행인 튜르키예 이쉬 은행의 에르한 일마즈(ERHAN YILMAZ) 고객 담당 부장은 “화폐개혁 전후의 지폐 색깔이 같아 어려운 점은 없었다. 공 6개만 지우면 되니까 오히려 외국인이나 여행객들에게는 더 좋아졌다”고 화폐단위 변경에 만족감을 보였다. 그러나 장년층들은 화폐단위 변경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영수증 단위가 YTL로 바뀐 것을 여전히 생소하게 느끼고 있었다. 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 시점을 의도적으로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터키 내 지하경제(40~60%) 규모는 여전히 크다는 전언이다. 화폐단위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탈세로 인한 불법거래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 KOTRA 무역관의 장수영 차장은 “한국과는 달리 터키 사람들은 과거 20년 동안 리라화의 가치가 수없이 변동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무조건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화폐단위 변경으로 지하경제에 있는 불법자금이 나오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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