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이 사람] 정상명 검찰총장

"사사로운 이익엔 고개도 안돌렸죠" 검사생활 30년 소회 밝혀


“‘밀짚 위를 닭 지나듯, 곡식 위에 제비가 앉듯’ 지내왔다.” 정상명(사진) 검찰총장이 자신의 검사생활 30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려운 고비가 있었지만, 검사의 길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고, ‘사사로운 이익(곡식)’에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 1일은 정 총장의 검사생활 30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검사직을 외도 없이 30년 연속하기란 흔치 않다. 평검사로 정년 퇴직한 검사들은 10여명이 조금 넘지만, 총장 재직시 30년째를 맞은 사례는 수년동안 정 총장이 처음이라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광수 전 총장이 30년 기록을 세웠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로 송 전 총장이 퇴임할 당시(2005년4월)는 29년째였다고 한다. 정 총장은 지난 77년 9월1일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첫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그날 당시 광주지검장으로부터 임관 보고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꾸중을 들었다는 게 정 총장이 기억하는 검사생활 첫날이다. 정 총장은 “서울서 내려가 보고하는 바람에 신고가 늦어 엄청 혼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 후 대구지검 김천지청장, 대구지검 형사2부장,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울지검 2차장검사, 서울지검 동부지청장,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동기(17회)였던 정 총장은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파격 발탁돼,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일부에서는 “대통령 덕이다” “운이 좋았다”고 얘기하지만, 그만의 탁월한 스킨십과 리더십 없이는 총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예로 정 총장의 트레이드마크는 “어여 온나” “어서 오소”하며 지인들을 살갑게 맞는 인사법이다. ‘어서 오세요’라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듣는 사람에겐 몇 초만에 친밀감이 생기게 하는 그만의 스킨십 강화 어법이다. ‘밀짚 위를 닭 지나듯, 곡식 위에 제비가 앉듯’ 지내온 정 총장은 후배 검사들 앞에서도 늘 “(사건수사에 있어)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라”고 강조해 왔다. “사건이라는 것은 양 당사자가 있는 만큼 있는 그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늘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퇴임을 앞둔 정 총장이 이번 대선관련 수사를, 30년 검사생활 노하우를 어떻게 반영해 처리할 지 사뭇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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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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