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00억弗클럽 축하" 격려 분위기

삼성전자 주주총회 스케치<br>"카드는 첫단추가 잘못…당장 발빼긴 어려워"<br>2주후 출자참여 싸고 격론 '축제속 숙제'로<br>"보유 현금 7兆대 방만운영 아니냐" 지적도

‘주주축제의 마당.’ 2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100억달러 클럽 가입’을 축하하며 환한 웃음 속에 경영진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동호기자


“(삼성카드 출자는)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다. 언제든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주들의 축제무대’가 될지 아니면 ‘첨예한 갈등의 마당’이 될 지 주목을 받았던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는 ‘100억달러 클럽 가입’을 일궈낸 경영진들에 대한 주주들의 가감없는 격려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다만 시민단체 관계자 및 일부 주주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삼성카드에 대한 출자참여 여부를 놓고 경영진과 격론을 벌여 ‘축제 속의 숙제’는 남았다. ◇“삼성카드 문제, 당장 발 빼긴 어렵다”=삼성전자 경영진은 2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36기 정기주총에서 삼성카드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당장 발을 빼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종용 부회장은 주주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삼성카드의 부도시 삼성전자가 금융거래를 중단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번 증자에 참여했던 것이고 단추를 잘못 꿰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다만 “주주의 이익을 생각하면 당장 (삼성카드 지분을) 정리해야 겠지만 금융권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대승적으로 받아들여달라”고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이에 앞서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카드는 총 채권중 신용판매 채권이 20%안팎에 불과하다”며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 카드사업 철수의향을 물었다. 한편 재무담당 최도석 사장은 “2003년부터 국내 카드산업에 찬 바람이 불어 일부 주주들의 요청을 감안해 삼성카드 지분을 축소한 바 있다“며 “앞으로 또 위험한 시점이 온다면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언급, 주주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성의를 보이면서도 즉답을 피했다. 최 사장은 이어 “아직까지 삼성카드에 대한 추가 증자참여를 놓고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으며 외부 평가기관(삼정회계법인) 등을 통해 삼성카드의 자산실사 및 가치를 평가중”이라고 덧붙였다. ◇“보유 현금 7조 넘어 운영에 어려움 많다”= 윤 부회장은 또 현금자산을 방만하게 투자한다는 주주들의 지적에 대해 “차입금을 제외한 현찰 보유가 7조원을 넘다보니 운영하는 데 상당히 애로가 많다”고 토로하며 “주주들께서 장기적으로 봐주신다면 (보유 유동자산의) 투자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좀더 기다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지난해에 주주들을 위한 주가관리를 한다며 자사주를 2회에 걸쳐 약 4조원어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며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팔게 돼 외국인들 호주머니만 불려줬는데 다시는 그런 실수 말라”고 따끔하게 질타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삼성자동차 부채채권으로 인한 손실보전부담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도석 사장은 손실보전 부담을 묻는 주주질의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은 상장지연으로 인해 매각이 지연되고 있고 채권단과 맺은 합의서에 대한 법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채권단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합의서의 법적 효력 등을 검토해 주주와 회사에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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