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정부 개입 '대마불사'신화 재현 가능성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13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최근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행과 기업부문이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대마불사' 신화를 재현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3.5%로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이날 한국의 장단기 외화표시등급을 각각 'BBB+'와 'F2'로 유지하고 원화표시 장기 등급 'A'와 신용전망 '안정적'(stable)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한국이 지난해 순채권국으로 올라서는 등 대외 포지션은 크게 개선됐지만 기업 및 은행 부문은 기업의 과도한 부채와 유동성 우려 등으로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대다수 한국 기업이 경기둔화로 타격을 입을 수 있고 현금흐름도 불안정해 허약한 은행업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금융시스템 개혁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개입이 단기적으로는 바람직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튼튼한 시장제도의 탄생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그러나 한국이 구조조정 및 시장중심의 개혁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대선을 앞두고 내년이 중요한 기회의 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