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와 정치권에 이어 언론계마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으로 재닛 옐런(사진) 부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반면 양자대결을 벌이고 있는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에 대해서는 반대여론이 갈수록 커져 '옐런 연준 의장'이 대세론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19일자 최신호에 게재된 라나 포루하 부편집장의 칼럼에서 "서머스 전 장관도 유능하지만 옐런 부의장이 여러 이유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공개지지 의사를 밝혔다.
포루하 부편집장은 연준 의장은 대통령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자리'이자 '금융 최고사령관'으로 "옐런 부의장이 그동안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 수년간 미 경제가 맞닥뜨릴 도전에 대응하는 데도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옐런 부의장이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양적완화 조치 도입 때부터 직접 참여한 만큼 정책연속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머스 전 장관에서 대해서는 과거 금융권에 호의적인 규제완화 조치를 내놓는 등 여러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스콧 섬너 미 벤틀리대 교수도 7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오바마가 서머스를 지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는 기고문에서 '제로 금리' 시대의 연준 선장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재정정책만 중시하고 통화정책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 경제가 위기에 부딪쳤을 때 연준의 정책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4월 연설에서 "양적완화의 효과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실물경제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사실이 최근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연준 수장이 될 경우 출구전략 조치를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역시 노골적으로 옐런 부의장을 지지하는 실정이다. CNBC가 최근 월가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을 임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민주당 상원의원 3분의1 이상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옐런 임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도 서머스 카드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결론은 미지수다. 지난달 말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서미스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공정하지 않다며 그를 두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