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잔뜩 몸 낮춘 이재용 사장

도넛 시식·딸 머리띠 구입… 상인 홍보 부탁에 "예, 그렇게 하죠"

이재용(앞줄 왼쪽에서 첫번째) 삼성전자 사장과 김순택(〃세번째)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이 10일 수원 팔달시장에서 미소금융 지원을 받은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수원=김상용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재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하는 등 평소의 차분하고 냉정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차에서 내릴 때도 시종일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미소금융 관계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 사장은 이날 한 상인에게 "요즘 장사가 잘 되시냐"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가 하면 3개에 2,000원에 팔리는 도넛을 시식하기도 했다. 또 옥수수와 떡, 머리띠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특히 황금빛 머리띠를 보면서 "딸애한테 잘 어울리겠네"라며 6,000원에 구입해 눈길을 끌었다. 한 상인은 이 사장에게 "재래시장에 오면 값도 싸고 양도 많은데 회사 돌아가시면 홍보 좀 많이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흔쾌히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 사장은 주변에 금융계열사 사장단들에게도 "홍보만 하시지 말고 물건도 좀 사주시지요"라며 계열사 사장들의 시장 물건 구입을 부추기기도 했다.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한 취객이 "이건희 회장과 잘 아는 사이"라고 소개하자 고개를 숙이면서 "예.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 사장은 이날 잔뜩 몸을 낮추며 낮은 자세로 임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따른 삼성의 대응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여기 계신 실장(김순택 부회장)님이 더 잘 아시니 실장님께 여쭤보는 게 낫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 기자가 온다는 사실에 대해 보고를 못 받았는데 어떻게 알고 오셨느냐, 그럼 처음부터 쭉 다 듣고 다 보신 거냐"며 "제가 드릴 말씀은 없고 실장님께 물어보시는 게 낫습니다"라고 다시 한번 몸을 낮췄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삼성이 미소금융을 하고 있는데 성과가 얼마나 있는지, 또 더 할 만한 일이 없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 사장이 여기까지 왔다"며 "또 삼성이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구하려 만든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