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결정과 관련, 법리적 반박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율사출신인 최 의원은 헌재 결정 직후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불문법과 성문법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법 개폐의 유연성을 든 뒤 "쉽게 만들어졌다 사라지는 불문법을 이유로 개폐가 어려운 성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헌재의 논리는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관습법과 판례법으로 나뉘어진 불문법의 특징으로 ▲헌법이 문자화돼있지 않고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대해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없으며 ▲헌법 개정 절차를 인정하지 않는 것 등을 꼽았다.
그는 또 "헌재는 결정 근거로 불문법인 '관습헌법'을 들었지만, 이 같은 불문법의 3가지 특징 중 2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면서 "우리헌법은 조항도 많고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기 때문에 불문헌법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영국,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 불문헌법 체계인 나라에서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문헌법의 범위를 줄이고 있는데 우리 헌법은 오히려 세계적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존재 자체가 불분명한 불문헌법을 기준으로 국민의 위임을 받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의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