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싱, 마인드 컨트롤서 졌다

시즌 첫승·랭킹 1위등 부담감 못떨쳐… 우즈는 샷 안정 황제복귀 전망 밝아

잔뜩 기대하고 있던 골프 팬들에게는 올 PGA 첫 경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선두에 5타나 뒤져 있던 타이거 우즈(30ㆍ미국)가 여전히 그린 적응에 애를 먹으며 짧은 퍼트를 미스한 것은 그렇다고 칠 수 있다. 그러나 3라운드 내내 보기 하나 없던 비제이 싱(41ㆍ피지)이 트리플 보기를 하고 어니 엘스(36ㆍ남아공)가 마지막 홀 티 샷을 어처구니 없이 깊은 러프에 처박은 것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비바람이 불었지만 날씨는 큰 변수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 특히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스튜어트 애플비에게도 똑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승부수는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대회 첫 승은 물론 세계랭킹 1위로서의 체면을 마음에 뒀던 싱은 조심스럽게 샷과 마음을 챙겼던 전날까지와 달리 다소 조급해졌던 것 같다. 3번홀까지 파행진을 하다가 4번 홀에서 대회 첫 보기를 한 뒤는 당황한 것도 같았다. 1타차로 아슬아슬하게 지켜오던 선두를 내주게 됐기 때문. 13번홀 트리플의 발단이 됐던 티 샷 역시 싱이 불안한 상태에서 샷을 했음을 보여준다. 보통 왼쪽으로 휘는 훅 샷은 마음이 급해져 몸이 충분히 회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팔을 잡아 당길 때 자주 발생한다. 싱은 4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5온2퍼트로 치명적인 트리플 보기를 했다. 연속된 미스 샷은 이전 샷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다 버리지 못했을 때 나오기 쉽다. 엘스의 18번 홀 티 샷 역시 다소 서두른 기색이 있다. 15, 16번홀 연속 버디로 선두인 애플비를 1타차로 바짝 따라붙은 엘스는 이 홀에서 이글을 노렸던 것 같다. 왼쪽으로 경사져 흐르는 페어웨이의 특성을 고려해 오른쪽을 노리고 샷을 했는데 임팩트 때 페이스가 다소 열린 듯 했다. 몸이 간발의 차이로 먼저 돌았던 것. 눈 앞으로 다가 온 역전 우승 기회를 너무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즈는 마지막에 환한 웃음을 보일만한 플레이를 했다. 이날도 4m 안쪽의 짧은 퍼트를 3차례나 놓쳤지만 적극적으로 핀을 공략했고 5언더파로 셋 중에서는 가장 좋은 최종 라운드 스코어를 냈다. 이 경기의 결과는 올 시즌 치열해 질 세계랭킹 다툼을 예측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싱이 따라갈 때는 무섭지만 정작 최고 자리를 지켜낼 때는 위축되는 스타일인 것은 아닌지, 엘스가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 마지막 퍼트를 놓쳤던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막판 대 실수’의 시작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팬들이 우즈의 세계랭킹 1위 복귀에 표를 던지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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