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차인표 "인간에겐 자살을 선택할 권리가 없습니다"

배우 차인표씨 두번째 소설 '오늘 예보' 출간간담회<br>인생 막장 겪는 세 남자 이야기<br>'위로 코드'로 독자 공감 이끌어

"인간의 삶은 휴식은 할 수 있지만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은 인간이 '선택할 권리'가 없습니다." 연기자 겸 소설가인 차인표씨가 14일 두번째 장편소설 '오늘 예보'를 냈다. 지난 2009년 처녀작 '잘가요 언덕'에서 차분한 문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지 2년 만이다. 이날 출간간담회를 가진 그는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미안함'이었다고 말했다. 우연히 한강변에서 처절하게 울고 있던 한 남자를 그냥 지나쳤던 미안함이 여운처럼 남아 있다가 한 동료 연기자의 죽음을 계기로 작품을 본격적으로 집필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늘 예보'는 고단한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웨이터 생활로 제법 돈을 모았지만 사업 실패로 날려버린 전직 웨이터, 일당 4만원을 벌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고군 분투하는 전직 주식브로커 출신의 보조출연자, 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전직 조직폭력배 등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세 남자의 하루가 옴니버스식으로 전개된다. 차씨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오늘'을 붙잡고 살아가는 3명의 주인공들이 지치고 고달픈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반전의 묘미가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스스로 자살을 택하는 일은 없어져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살을 택하지 않고 견뎌낸 사람들의 20년 후 인생이 내가 이 책에서 고민한 결론"이라고 전했다. 그가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글이 사람을 안아줄 수는 없겠지만 안아주고픈 마음을 전할 수는 있다고 믿었다"는 말로 '소설 쓰는 연기자'를 설명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에 대해 공유하고자 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는데 글쓰기는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내가 부지런하기만 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차씨는 "마라톤대회에서 연도에 선 시민들이 마라토너를 응원하는 것처럼 사람이 모여서 사는 이유가 서로 응원하며 살기 위해서일 것"이라며 그런 응원의 말들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들을 소설에 녹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옆사람에게 '힘드니' '기운 내' '너 정말 잘한다' '같이 가자' 등과 같은 말들이 많이 오가는 사회를 소망한다"면서 현대사회는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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