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31일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가 도쿄에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동한 후 외교부 안호영 1차관이 서울에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비공개리에 만나 현안을 협의했다.
고위급 외교채널이 서울과 도쿄에서 같은 날 동시에 가동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독도ㆍ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된 한일간 외교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안 차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무토 대사의 요청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독도 및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한일관계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양국 외교부간 의사소통을 하는 차원에서 성사된 면담으로 진지한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 대사는 이날 오전 일본 외무성에서 사사에 사무차관과 30분 정도 회동했다. 이 역시 일본측의 제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외교부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워낙 국민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원상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