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골프장 '손님끌기' 고심

이용객 감소·폐업 속출등 시장위축에 복장규제 완화등 형식·권위 파괴 나서<BR>바베큐파티 개최·놀이방 운영 등으로 재미·놀이 개념가미 젊은층 유인 적극

타이거 우즈의 등장과 벤처 및 닷컴 열풍에 힘입어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던 미국 골프장업계가 이용 객 감소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주변 부지에 주택을 건설해 분양하는 등 부동산 사업으로 눈을 돌린 골프장들은 최근 들어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복장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휴대폰 및 컴퓨터 사용 편의를 도모하는 등 ‘형식 파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바비큐 파티나 와인 시음 등 지역 주민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놀이방을 운영하는가 하면 어린이 동반 할인 등의 다양한 대책을 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골프 계 관계자들은 “그 동안 형식과 권위 등의 의미를 담고 있던 골프가 이제 진정한 놀이와 재미의 개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3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미국 골프장은 퍼블릭 9,284개, 회원제 4,367개, 시 운영 2,406개 등 모두 1만6,057개. 이는 지난 90년의 1만2,846개(퍼블릭 6,024, 회원제 4,810, 시 운영 2,012)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골프 인구도 지난 50년 350만 명에서 지난해 2,73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의 경우 한 해에만 미국 전역에 400개 골프장이 개장하는 등 골프 붐이 일었던데 비해 올해는 신규 개장한 골프장이 150곳에 그쳤다. 또 50곳 이상이 문을 닫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실제 라운드를 하는 골퍼도 최근 3년 사이 거듭 하락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가까스로 0.7% 오르는 데 그쳤다. 연중 8회 이상 라운드 하는 18세 이상의 골퍼의 경우 지난 2000년 1,410만 명을 돌파해 최고치를 보였다가 지난 해 1,280만 명으로 감소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통계다. 이 같은 현상은 90년대 말 ‘우즈 열풍’과 닷컴 열풍으로 골프장을 찾았던 청소년과 라틴계, 아시안, 흑인 등 유색인종, 20~30대 젊은 골퍼들이 비싼 요금에 4~5시간씩 걸리는 시간, 쉽게 늘지 않는 기량 등으로 흥미를 잃어 최근 골프를 포기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A타임즈에 따르면 보스턴에서 전 가족이 뛰어들어 골프장 사업을 하고 있는 월트 랜코우는 “앞으로 10년 뒤는 골프장 경영이 정말 힘겨워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지금 당장은 40~50대인 베이비 붐 세대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지만 이들 세대가 노년층이 돼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수요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쯤 되자 미국 골프장 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골프장 이용객을 100만 명씩 늘려 연간 10억명까지 만들어 보자는 계획을 수립하기 까지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골프장들이 이 계획을 위해 각양각색의 묘안을 내 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국내 골프장 경영자는 “앞으로 한국 골프장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고 명문 지상주의로 흐르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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