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솔LCD 태국공장 가보니…주문 쇄도하며 하루 2교대 풀가동

태국 수도 방콕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95km를 달려가면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촌부리 산업단지가 나온다. 태국이 자랑하는 골프명소로 널리 알려진 이곳에는 한솔LCD 태국법인이 자리잡고 있다. 1만㎡가 넘는 규모의 흰색 단층 건물인 LCD공장을 들어서자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840여명의 태국 근로자들이 LCD 및 LED TV에 탑재되는 파워모듈(전력공급장치) 생산에 한창 열중하고 있었다. 모두 27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이곳에서 요즘 가장 분주하게 돌아가는 곳이 바로 LED TV용 파워드라이브보드(PD) 라인이다. PD보드는 백라이트유닛(BLU) 내 ‘컨버터’와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유닛(SMPS)’을 한 곳에 구현한 LED TV의 핵심 부품으로, 최근 세트업체의 주문이 쇄도하는 바람에 하루 2교대로 풀가동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세계적으로 LED TV 및 3D TV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LED PD의 양도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맞춰 하루 2교대 근무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공장 한편에서는 70억원을 들여 3개의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오는 8월 3,750㎡ 규모의 신공장이 세워지면 직원들은 1,100명으로 늘어나고 파워모듈 생산규모도 월 150만대에서 200만대로 확충될 예정이다. 생산라인에서는 25m 길이로 늘어서 있는 기계를 LED 기판이 통과하면서 키가 낮은 부품과 높은 부품들이 자동으로 탑재되고 있었다. 기판에 탑재된 부품들은 납뗌 작업 대신 공업용 본드를 얇게 도포시킨 뒤 다시 길이 1.6mm, 두께 0.3mm의 소형 칩을 장착(SMT)하는 공정을 거쳐 수작업 과정으로 넘어간다. 한솔LCD 태국법인의 김병기 경영관리부장은 “칩의 크기가 큰데다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표준화가 어려운 부품은 일일이 손으로 실장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때문에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여직원들이 전체의 80%에 이르고 있다”고설명했다. 수작업 공정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10여명의 여성 태국인 작업자들이 1인당 최대 8개의 부품과 칩을 LED 기판에 탑재하고 있었다. 작업을 하는 손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손놀림이 능숙하다. LED PD를 생산하는 각 공정마다 제품 불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각각의 LED 기판에 새겨진 고유 번호를 통해 생산 이력을 일일이 관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5년 동안 보관되며 차후에 발생하는 불량에 대해 생산공정의 실수 등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품질 관리 덕분에 공장 전체의 불량률은 10억개 중 1개 수준인 1,000ppm 이하이다. 한솔LCD는 남다른 생산공정 관리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ㆍ4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선정하는 최우수 협력사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무검사 품질 보증업체’로 명성을 굳히고 있다. 강기현 한솔LCD 태국법인장은 “현지 근로자의 숙련된 기술을 활용하고 LED TV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부품의 자체 수급비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증설작업이 마무리되면 올해 태국 법인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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