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5년만에 발생했다. 장단기 금리역전이 경기후퇴의 징후로 받아들여왔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연초에도 한동안 국채 수익률 추이에 모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새해 들어 금리인상 행진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약세를 지속하던 미국의 국채 가격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구랍 28일(현지시간) 장기 금리를 대표하는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오른 연 4.37%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단기 금리의 대표격인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1.7bp 오른 4.36%를 기록했다.
양호한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됨에 따라 향후 경제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컨퍼런스보드가 조사한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개선됐고, 미 쇼핑주간 매출도 지난 해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경제 성장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이 국채시장의 향방을 가르게 될 전망이다. 리먼 브러더스의 잭 맬비 수석 글로벌 채권 전략가도 “FRB는 한 두 차례 금리를 올린 후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4.2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는 “금리 인상이 종료되면서 국채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도 “만약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국채 매도세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는 오는 4일 발표되는 미 FRB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의사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1월 의사록을 통해 금리 인상 행진이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시사했던 FOMC 위원들이 이번에는 구체적인 인상 종료 시점에 대해 어떤 언급을 했을 지가 관심거리다.
또 미 금리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및 비제조업지수가 각각 4일, 6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