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銀 '홀로서기'

구제금융 상환·자금조달 나서

지난해 금융위기의 정점에서 정부에게 손을 벌렸던 유럽은행들이 최근 구제금융을 상환하거나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홀로서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3위 은행 소시에떼제너럴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48억유로(71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소시에떼제너럴의 이번 결정은 금융 위기가 안정화되면서 구제금융을 빨리 갚아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보너스규제 등 성가신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한 마디로 자율 경영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주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구제금융 상환목적의 43억유로 유상증자 실시 방안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조달한 자금 가운데 34억유로를 구제금융 상환에, 나머지 14억유로는 자금확충과 펀드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1, 2위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산파올로, 영국의 대형 은행인 로이즈뱅킹그룹(LBG)과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스위스 최대 은행 UBS 등 유럽 주요 은행들도 연이어 구제금융 상환을 위해 증자에 나섰다. 이밖에 네덜란드 보험사 아에곤은 오는 12월1일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자금 중 3분의 1인 10억 유로를 갚겠다고 선언했다. 맥쿼리의 안토니 아이작스 연구원은 "대다수 유럽 은행들이 '큰 형(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경영권과 관련한 운신의 폭을 넓히려고 하고 있다"며 "신용경색이 완화되는 등 자금 조달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CB스톡브로커스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 어펀 유누스는 "은행들이 정부와의 관계를 되도록이면 멀리 하는 것이 회사 경영과 주주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정부의 돈을 갚고 싶어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프랑스의 크레디트 아그리꼴과 스페인의 사바델 등은 여전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은행의 경우 아직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구제금융 상환에 집중하고 있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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