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대마, 모두 살다

제7보(101∼128)



백에게는 솟아날 구멍이 있다. A로 집어넣어서 끊는 패의 권리. 이것이 있는 한 중원의 백대마는 외곽이 완전히 포위되어도 숨통이 끊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패를 걸었다가 실패하는 경우에 백이 치명상을 입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절체절명의 위기가 아니면 백은 그 패를 결행할 수가 없다. 흑이 1로 연결했을 때 검토실에서는 지금이야말로 백이 그 패를 결행할 때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5분을 망설이던 이야마는 패를 보류하고 백2로 자체 보강을 했다. "팻감에 자신이 없었던 것이지요."(홍민표) 참고도1의 백1로 집어넣고 3으로 끊어서 패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일단 백5는 즐거운 팻감이 된다. 그러나 흑에게는 8이라는(7은 2의 아래) 절호의 팻감이 있다. 이것이 싫어서 이야마는 실전보의 백2로 참은 것이다. 이야마가 기대하는 진행은 흑이 A에 굴복해 주는 것. 그러나 이세돌은 굴복하지 않았다. 흑5로 전체를 잡자는 태세로 나왔다. 다시 망설이던 이야마는 일단 백8로 상변부터 확실하게 살아둔다. 이세돌의 흑9는 타협을 제안한 수순. 백더러 대마를 후수로 살라고 강요하고 있다. 더 강경하게 두자면 참고도2의 흑1로 두는 것이지만 이 코스는 흑도 겁난다. 백은 2로 패를 할 것인데 백이 10으로 최후의 팻감을 쓰고 패를 따내면 도리어 흑이 난처하게 된다. 이야마는 백22, 24로 살고 이세돌은 요처인 흑27에 선착하는 바둑이 되었다. "백이 곤마들을 모두 수습했군요. 이야마 9단, 힘이 아주 좋습니다."(윤현석) 아직 승부의 저울추는 기울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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