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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공유형 모기지' 1.5% 금리의 함정

집값 오르면 최대 연5% 부담… '생애최초주택대출'보다 높아


8ㆍ28전월세대책의 핵심인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실질대출 금리가 오히려 기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보다 더 높은 고금리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정부가 전월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연 1.5%의 금리대출로 집값의 70%까지 20년간 대출해주는 신(新)주택대출 상품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연 1.5%의 고정금리로 대출이 이뤄지지만 만기 또는 주택처분 시점에 가격이 올랐을 경우 대출금 지분만큼 기금에 차익을 귀속시키게 된다.

문제는 이 기금 귀속분의 성격이 사실상 '대출이자'라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공유형은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기금이 손실을 보지 않는 대출이기 때문에 기금 귀속분은 사실상 주택 처분이나 매도 시점에 상환하는 이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대책발표 당시 내놓은 시뮬레이션을 보면 1억4,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2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고 20년 후 1억원의 시세차익이 생겼을 경우 기금 귀속분은 35%인 3,500만원이다.

이 금액을 대출원금 이자로 환산하면 2.5%에 해당한다. 주택구입자는 결과적으로 기존 대출이자 1.5%와 합쳐 총 4.0%의 이자로 돈을 빌린 셈이다.


이는 기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이자율보다 오히려 높은 금리다. 수익공유형과 만기가 같은 20년짜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는 소득에 따라 2.8~3.3%가 차등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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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집값이 크게 올라 만기 이전에 조기 대출상환을 하는 경우 대출평잔이 높아져 기금 귀속분은 더 커질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가 수익공유형의 기금 귀속분 한도를 연 5% 이하로 제한한 것도 자칫 시세차익이 클 경우 고금리 상품이 될 수 있는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모기지 제도 대상 주택을 향후 집값이 오를 수 있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삼았으므로 집값이 오르면 수요자들은 최대 연 5% 금리에 모기지 제도를 이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 생애최초 대출은 수요자가 온전히 내 집을 갖는 것이고 모기지 제도는 반전세 또는 반월세의 개념으로 저렴하게 주택에 거주하는 것"이라며 "집값 전망에 대한 개인의 관점에 따라 선택하는 것일 뿐 수요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품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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