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에서 시달리는 스페인 정부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에 자국의 국채를 더 많이 사줄 것을 요청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엑스포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중인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이날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금 시장의 큰손인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이 스페인 국채에 더 투자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이 스페인 국채 보유량을 확대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은 실제로 스페인 국채 보유량을 늘려왔고 이는 시장 신뢰도를 상승시키는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을 향한 스페인의 구애 강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사파테로 총리는 지난 달 31일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무역과 투자 증진'에 관해 협의하는 자리에서 중국의 스페인 국채 매입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스페인은 또 앞으로도 계속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7월 중국은 4억 유로 규모의 스페인 국채를 매입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사파테로 총리 발언 이후 향후 스페인 국채를 더 매입할 의사가 있는 지에 대해 언질을 주지 않았다.
중국은 대규모 외환 보유액을 무기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 4,540억 달러에 이른다. 이 때문에 중국에 자국의 국채를 사달라는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그리스 정부도 재정위기 당시 중국에게 그리스 국채매입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