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NICAF 97/김창실 선화랑 대표(로터리)

「97 일본 국제현대미술제」, 즉 「NICAF 97」이 지금 동경에서 열리고 있다. 일본의 국제적인 미술제로 올해 5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주최국 일본을 비롯 프랑스·미국·영국·한국 등 세계 1백10개 화랑에서 3백여명의 작가들이 4천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의 진화랑을 비롯하여 조선·박영덕·서림·서미 그리고 선화랑이 참가하고 있다.필자는 NICAF 기획조정위원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많은 이들을 만났는데 그들의 문화사랑과 현대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에 크게 놀랐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동경도가 동경만을 메워 완공한 「동경 국제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시내에서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일요일에는 어린 아이에서 백발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상기된 얼굴로 「동경 국제전시장」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내심 부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또한 카탈로그를 들고 NICAF 행사장으로 찾아가는 세계 미술인들의 두리번 거리는 모습에서 동경만에 새롭게 꽃피운 자연과 건축의 아름다운 조화를 새삼 실감했다. 사방 90m에 기둥 하나없이 탁 트인 전시장안에는 세계 각국의 현대미술품들이 그 작품성을 자랑하고 있어, 이곳이야말로 세계미술의 현주소요, 예술의 향연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종현·이종상·황창배·박승규씨 등 우리나라 화가들의 작품이 위풍당당하게 걸려 있는 부스를 찾는 일본인들의 눈길도 자못 진지하다. 필자에게 작품의 성격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하도 높아 필자는 열심히 설명해주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미술의 계몽과 발전」 「국제적 문화의 교류」 그리고 「미술품 판매의 활성화」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NICAF의 취지에 딱 들어맞는 경험이었다. 마에다 후쿠사부로(전 전부삼랑)NICAF 실행위원장은 동경타워(전자탑주식회사) 사장이다. 그의 선친은 40여년전 일본의 21세기를 내다보고 동경타워를 세워 오늘의 TV문화가 가능케 한 사람이다. NICAF 설립자인 마에다 사장은 세계 속에서 고립되어 가는 일본의 최근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NICAF 행사장을 거닐면서 1천여개의 미술관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의 문화사랑이 마에다 같은 사람을 키워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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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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