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바이오디젤' 품질보증 놓고 진통

6월30일부터 시중판매…차부품업계 "정품 아니다"<br>정유사 품질보증요청 거부…애꿎은 소비자만 피해 우려


7월1일부터 전국 1만여 주유소에 일제히 시판되는 바이오디젤의 품질보증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바이오디젤은 정부가 석유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책적으로 선택한 제품으로 경유에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첨가한 것. 7월1일 이후 주유소에서는 비싼 프리미엄(고급) 경유 외에 일반경유 대신 바이오디젤만 판매한다. 이를 놓고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다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자동차 업계 “정품 아니다”=다국적기업인 보쉬ㆍ델파이ㆍ덴쇼 등 인젝터(연료분사기) 회사들은 최근 정유사들의 바이오디젤 품질에 대한 질의를 받은 후 “한국의 바이오디젤에 대해 연료 품질보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사용한 자동차가 엔진 사고나 자동차부품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들 부품업체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들이 생산하는 관련 부품들은 바이오디젤이 아닌 경유 사용을 전제로 개발됐기 때문에 연료를 바꾼 후 발생할 각종 부작용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는 것. 당초 BD5, 즉 일반경유에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5% 이내로 혼합하는 바이오디젤에 대해 자동차 업계가 연료 품질보증을 해주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한달 전 정유업계가 자동차공업협회에 바이오디젤의 품질보증을 요청하는 공식 문서를 보냈지만 자동차공업협회는 시행을 며칠 앞둔 현재까지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 코멘트”라면서도 “한국의 바이오디젤은 유럽의 품질기준에 있는 요드가, 글리세린 함량에 대한 검사항목이 누락돼 있어 보쉬 등 인젝터회사들이 품질보증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논란이 되는 품질기준 누락 항목은 모노글리세라이드 함유량과 10% 잔류탄소 기준 등이다. 국내 정유5사들은 하나 또는 두 항목 모두 유럽 기준과 다르거나 검사과정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분들은 모두 경유차 연료분사기의 필터 막힘 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주장이다. ◇소비자 입장만 아리송해진다=7월1일부터 선택권도 없이 무조건 바이오디젤을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로서는 엔진 이상 등으로 사고나 고장이 발생할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아리송해졌다. 사고나 고장에 대해 자동차 회사는 ‘정품이 아닌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발뺌하기 십상이고 정유사는 ‘정부가 의무 사용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자동차 회사와 정유사간 책임공방 때문에 수리지연 또는 보상거절 등과 같은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디젤의 저온성능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본격 시판을 허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경유도 기온이 영하 20도(체감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필터 막힘현상이 있다”며 “정부는 바이오디젤의 저온성능 검사를 6~9월까지 석달 동안 진행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관리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는데 본격 공급 전에 완료했어야 할 테스트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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