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되지않을까 걱정이다.
실적이 안 좋으면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돌입하고 이는 가뜩이나 부진한 투자ㆍ고용의 위축과 소비침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ㆍ환율 등 대외요인에다 검찰의 현대차 수사 등으로 기업들의 몸 사리기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최근 들어 경영환경이 안 좋은 쪽으로 흐르고 있어 걱정이 더욱 크다.
12월결산 534개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3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2조1,201억원, 순이익은 47조4,000억원으로 각각 9.76%, 2.1%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수익성 저하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68%로 전년보다 2.06%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지난해에는 1,000원어치를 팔면 97원40전의 이익을 남겼지만 지난해에는 76원80전으로 20원60전이나 줄었다. 많이 팔았지만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이다.
이런 채산성 악화는 환율하락ㆍ고유가 등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사정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960원대마저 깨졌다. 특히 환율은 외국인들의 배당송금에 따른 계절적 달러특수와 해외부동산 취득제한 완화 등 상승요인이 있는데도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당분간 상황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유가도 두바이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인데 이란 핵 사태, 중남미국가의 유전국유화 등으로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실적의 전반적 악화는 삼성전자ㆍLG전자의 순익감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들이 악조건에서도 그런대로 좋은 실적을 올렸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우리경제가 특정산업에 너무 편중돼있다는 반증이어서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경영여건 악화가 지속될 경우 그나마 선전해온 기업들도 실적유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유가ㆍ환율의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급격한 충격이 오는 것을 막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기술개발 등에 전력 투구해야 하며 근로자들도 강경 노조활동을 자제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