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7월 9일] '언론 3敵' 신재민 차관의 잇단 말실수
문화레저부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차관이 최근 설화(舌禍)에 휘말리고 있다. 기자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정책을 담당하며 문화부 차관에 오른 그가 요즘 잇단 말실수로 뉴스메이커로 주목 받고 있는 것.
신 차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KBS 사장 임명권은 물론 해임권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언론노조는 즉각 “방송법도 모르는 무식한 신재민씨는 차관 자격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 차관의 말과 달리 방송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해임권이 없어 그의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정책을 담당하는 문화부 차관이 방송법을 모르고 한 단순한 실언인지 아니면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를 겨냥한 의도된 발언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게다가 신 차관은 간담회에서 낙하산 인사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구본홍 YTN 사장 임명에 대해 “사장 추천은 이사회에서 하는데 YTN 노조가 왜 정부에 항의하냐”고 말했다. 형식논리로 보면 정부가 직접 YTN 사장을 임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의 표현이 옳은 듯 보인다.
하지만 YTN 사장은 공기업에서 파견된 이사들이 추천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간접적으로 선임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 신 차관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정부에는 권한도, 책임도 없으니 다른데 가서 따지라는 말만 되풀이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에 반대하는 진보진영과 언론단체 등이 신 차관의 발언에 반발한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권 내 일부에서도 신 차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세간에 오르내리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으로 부족해 차관까지 나서 구설에 휘말리고 있느니 말이다. 여권 내 한 의원은 “신 차관은 어떻게 된 사람이 입만 열면 문제를 일으키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신 차관은 언론사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하지만 많은 후배 기자들은 ‘본인은 선의를 가지고 말한다지만 왜 그렇게 세련되지 못하고 거친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하는 입장이다. 비판언론이 자신의 본의를 왜곡해 ‘언론3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고 푸념하기 전에 거침없는 자신의 화법에 과연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