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미국경제 추월계획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EU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 경제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리스본 어젠다’를 설정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자 사회ㆍ경제분야의 목표를 축소하는 대신 경제분야에서의 목표달성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가 이끄는 태스크 포스팀은 오는 11월5일 열리는 EU정상회담에 이 같은 수정계획을 공식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EU는 지난 2000년3월 리스본 정상회담에서 2010년까지 미국 경제를 따라잡기로 의견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각 분야에 걸친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실행계획은 성장 및 고용 목표와 함께 금융시장 통합, 가스ㆍ전기ㆍ우편ㆍ교통 서비스 완전 자유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3% 달성, 배기가스 감축, 생물다양성 확보, 복지확대 등 경제ㆍ사회ㆍ환경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의 경우 오는 2010년까지 성장률을 연간 3%로, 고용률은 70%로 높이기로 했다. 2002년 현재의 성장률은 2%, 고용률은 64.3%에 그쳐 일정대로 목표를 달성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리스본 어젠다에 제시된 목표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미국경제를 추월한다는 당초 목표를 확실하게 달성하기 위해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계획수정배경을 설명했다.
EU는 그러나 오는 2010년까지 유럽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고, 활기찬 지식경제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발전시킨다는 큰 줄기는 바꾸지 않기로 했다. 때문에 경제분야 외의 다른 목표들은 폐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세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5년간의 임기동안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리스본 어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