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민·기업銀도 고졸 채용 늘린다

■산은, 고졸 채용 15년만에 부활 <BR>부산·광주 등 지방銀도 동참 10명 안팎 뽑을듯


지난 1월 정부는 '학업ㆍ취업 병행 교육체제 구축 방안'을 내놓았다. 생산인구는 오는 2016년부터 줄어드는데 고학력화로 노동시장의 진입연령은 높아지고 전문계고 학생들마저 대학진학률이 높아져 현장 기술ㆍ기능인력의 수급난이 심화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특성화고 등의 졸업생 취업을 확대하고 직장에서 이들을 교육시키는 시스템이었다.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특성화고 등 전문계고 졸업생의 취업을 늘리라는 이야기다. 이 작업을 지휘한 장본인이 바로 당시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었던 강만수 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다. 산업은행이 18일 발표한 고졸 취업확대 방안은 그 연장선상이다. 기업은행 등이 특성화고 취업의 모범 사례로 자리한 상황에서 산은까지 대열에 동참함에 따라 금융권의 고졸 채용 바람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ㆍ기업은행 하반기 고졸 채용 확 늘린다=기업은행은 최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0명의 특성화고 졸업생을 창구직원으로 채용했다. 교육을 모두 끝내고 지점에 배치를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하반기에 채용인원을 40명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15년 만에 고졸 행원 8명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도 상황을 봐가면서 채용을 늘릴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상보다 학생들의 자질이 우수해 더 늘려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산업은행은 50명의 채용계획을 밝혔다. 역시 15년 만이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한 사람당 1년 등록금 1,000만원을 가정하면 50명 모두에게 등록금을 무상지원해도 연 5억원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며 "그 정도 금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지방은행도 고졸 채용대열에 동참했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이 하반기 10명 안팎을 채용할 예정이고 대구은행은 2004년부터 매년 10~20명가량을 채용해왔다. ◇신한 등 아직은 채용 계획 없지만=정부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는 고졸 출신만을 지정해서 별도 채용할 계획을 세우지 않은 곳들이 많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채용 시스템과 인력 운영 등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은행 업무가 과거와 달리 여타 금융기관과의 제휴가 많고 백화점 식으로 이뤄져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봉체계나 임금 테이블, 업무의 다변화 등을 고려할 때 무턱대고 고졸 출신 비중을 둬가면서 뽑을 여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무조건 채용을 미룰 수는 없다는 입장도 있다. 외환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고졸행원들의 안착 여부를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