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시훈 "한국바람 다시 일으킨다"

유시훈 "한국바람 다시 일으킨다"日천원전서 조지훈·조선진 완파 「천원전을 제물삼아 한국 기사의 자존심을 되찾는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유시훈7단(29·사진)이 지난 21일 제26기 일본 천원전 도전자결정전에서 라이벌인 조선진9단을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유7단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조치훈9단을 불계로 누르는 등 한국 출신 기사들을 차례로 꺾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지금 일본에서 한국 기사들은 강력한 대만세에 눌려 맥을 못추고 있는 상태다. 올해 조치훈9단은 대만의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기성(棋聖)을 내주고 조선진9단도 왕밍완(王銘琬)9단에게 본인방을 빼앗겼다. 게다가 조치훈9단은 최근 명인전 도전7번기에서 도전자인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에게 2연패해 종합전적 2대 0으로 벼랑끝으로 몰렸다. 지난해 랭킹 1~ 3위 기전을 싹쓸이해 「양조(兩趙)」 시대를 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 들게 한다. 유9단은 천원전과 인연이 깊다. 94년 제19기에서 린하이펑(林海峰)9단을 꺾은 이래 95년까지 천원전을 2연패하면서 일본 바둑계의 새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94년에는 NEC배, 95년에는 「7대 타이틀」 중 하나인 왕좌전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7단은 96년 조치훈에게 본인방 타이틀에 도전했다가 준우승에 그친 이래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이후 운이 지독히도 따라주지 않았다. 99년 전적은 40승18패. 승률 69%의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지난해8월 유7단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터졌다. 리그전적 6승1패로 도전권 확보가 유력했으나 왕리청9단에게 반집패했던 것. 결국 6승2패로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요다9단과 동률을 이뤘으나 「3명 이상이 동률을 이룰 경우 전년도 서열이 앞서는 기사가 플레이오프(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한다」는 명인전 규정에 따라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 유9단은 충격에 빠진듯 한때 부진했으나 올해 30승19패(9월25일 현재)를 기록하며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현재 천원은 「지하철 바둑」으로 불리는 고바야시9단. 그는 최근 22세의 신예 야마시타 게고(山下敬吾)7단에게 기성(碁聖)을 내주는 등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어 유7단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9/26 18:3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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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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