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이건 내가 원했던 일이 아닌데` `직장을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입사 후 업무적응 과정을 거쳐야 하는 신입사원과 업무가 능숙해지는 3년차 이후 직장인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특히 취업난을 피해 눈높이를 낮춰 입사를 했거나 일단 취업을 한 신입사원들은 직장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례로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3명은 취업이 되었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나 근무조건 등의 이유로 3개월 이내에 퇴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건 내가 생각하던 직장생활이 아닌데…`나 `어떻게 되겠지` `다른 곳을 찾아볼까`라는 생각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이메일 확인, 인터넷 서핑 등 엉뚱한 곳에 소요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면 슬럼프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일하기 싫어병`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이라는 신조어도 생기고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이 오래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해지면 원만한 직장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자신만의 슬럼프 극복방법을 마련해 두는 예방법이 필요하다.
먼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는 일이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인지, 잦은 야근으로 인한 업무과다인지, 아니면 직장내의 인간관계 때문인지 등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봐야 한다.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이 1년이 못된 신입사원의 경우 보통 갑자기 바뀐 조직생활에 적응을 못하거나 수습기간에 맡겨진 단순 업무를 견디지 못해 직장생활에 회의감을 갖기 쉽다. 더욱이 이직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퇴사를 결정하는 일도 많다. 취업난을 피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다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직장을 그만 두는 것도 분명 문제이다. 지난해 졸업 후 장비업체에서 근무 중인 이주완(26세)씨는 “취업이 되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뿐이고 업무내용이나 근무환경이 생각보다 낮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주위에서 직장생활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충고들을 많이 해주어 퇴사를 보류했고 지금까지 근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에는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직장선배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사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심 있는 취미활동도 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상사나 동료들과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주5일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면서 1박2일 정도는 여행은 무리 없이 계획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면 마음의 여유도 찾고 아울러 자신을 돌아 볼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기존에 갖고 있던 자료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자신의 직무내용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작성한다. 두개의 이력서를 비교해 보면서 그 동안 자신이 어떠한 분야에서 무슨 일을 얼마만큼 이루어왔는가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루어 놓은 성과가 크면 클수록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나 슬럼프도 쉽게 극복이 될 것이다. 아울러 5년이나 10년 후의 라이프 플랜을 함께 그려본다. 막연한 목표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수록 일에 대한 의욕도 비례해 커진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심각한 고용불안 속에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나 슬럼프는 뚜렷한 이유 없어도 충분히 찾아 올 수 있다”며 “평소 꾸준한 자기관리나 스트레스 해소 등을 통해 슬럼프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