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3·4분기에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51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빼면 39원에 불과해 대기업에 의한 '착시현상'이 뚜렷했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4분기 국내 상장법인과 비상장 주요기업 1,741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고 총 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0.1% 줄었다. 특히 전기전자(14.3%→4.7%), 조선(1.7%→-8.5%)은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줄었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3·4분기 들어 엔화 약세가 가시화하면서 수출기업 등 큰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는데 그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현대차를 제외한 매출액 증가율은 -1.1%로 전체보다 1%포인트 더 쪼그라들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51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삼성전자·현대차를 빼면 3.9%에 불과해 1,000원어치를 팔아 39원을 손에 쥐었다.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440.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49.8%)보다 9.6%포인트 감소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도 안되는 한계기업은 35.2%로 전 분기(29.1%)보다 늘었다. 이는 2011년 3·4분기(35.5%) 이후 2년 만의 최저치다.
그나마 기업 안정성은 다소 개선됐다. 3·4분기 말 부채비율은 91.6%로 전 분기(96%)보다 떨어졌고 차입금의존도는 제자리를 지켰다. 부채비율 100% 미만 업체 비중은 61.1%로 전 분기 말보다 2.2%포인트 확대됐고 500% 초과 업체는 4.5%로 전 분기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