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은 4일 아지노모토와 가고메·닛세이푸즈 등 일본의 대표적 식품업체 6사가 배송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각사 제품을 공용 물류센터에 모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으로 공동 배송하기로 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일부 지역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에 진출한 대형 식품업체인 프랑스 다농도 야쿠르트 본사와 손잡고 이달부터 군마현 물류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내로라하는 대형 업체들이 이례적으로 손을 잡기로 한 것은 제품 배송트럭을 운전할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젊은 인력을 충원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다 트럭 운전사는 장시간 노동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지 않아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산업계 전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이 42세인 반면 대형트럭 운전사의 평균 연령은 46세를 웃돌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식품업계의 경우 물류 대부분을 트럭으로 운송하는데다 유통기한과 신선도 문제 등이 있어 운전 인력난의 직격타를 맞는 부문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대형 식품업체 아지노모토는 지난해 10월 물류 부문이 앞장서 운전인력 부족으로 공급망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제기해 전사적인 '물류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기도 했다.
운수업계도 소비패턴 변화로 폭증하는 택배 물량과 심화하는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현재 일본 내 택배 물량은 20년 전보다 3배 늘어난 36억개를 기록했으며 이 속도라면 오는 2023년에는 50억개를 돌파해 배송망이 '폭발'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택배업계 1위인 야마토홀딩스는 트럭 운전사들의 기피현상이 뚜렷한 장거리 운송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야간 운송을 주간 시스템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밤 9시에 트럭들이 일제히 출발해 2박3일간 업무를 해야 하는 현행 시스템 대신 주요 물류터미널을 거점으로 낮시간에 15~30분마다 출발하는 방식을 도입, 주간 근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여성이나 젊은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야마토가 1976년대 택배서비스를 도입한 뒤 약 40년 만에 운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력난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군소 지역 운수업체들 가운데는 제한된 인력을 고려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배송의뢰를 거부하거나 운송 인력 확보를 위해 하루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새로운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