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 도시(스티브 존슨 지음, 김영사 펴냄) ■ 죽음의 밥상(피터 싱어ㆍ짐 메이슨 지음, 산책자 펴냄) 그 동안 겨울에만 발생했던 조류 인플루엔자(AI) H51N바이러스가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으로 퍼져 방역 당국을 전전긍긍케하고 있다. 최근 발생하는 전염병은 가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ㆍ스페인 등지에서 ‘인간 광우병’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잇따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인류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전염병은 매개체가 집중적으로 몰려있을 때 그리고 왕래가 빈번할 때 확산속도가 빨라진다. AI는 닭을 구겨넣듯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는 가금류에게는 불가피한 병인지도 모른다. 골목골목 쓰레기가 넘치고 공중보건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19세기 중반 거대 도시 런던을 철저히 무력화시킨 콜레라 역시 도시의 급성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책 중 1850년대 영국 런던에서 창궐했던 콜레라의 발생과 전염 그리고 소멸경로를 기록한 ‘감염지도’의 제작과정을 논픽션으로 재현해 낸 ‘바이러스 도시’. 서구로부터 시작된 공장식 농장과 윤리적 먹거리를 화두로 던진 ‘죽음의 밥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이러스…’는 150년전 런던을 엄습했던 콜레라의 발생 배경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 그리고 어떻게 바이러스가 사라졌는지를 추적했다. 예측불허한 바이러스로 한 도시가 충격에 휩싸이는 과정과 도시 상하수도 시스템, 공중보건관념의 형성 그리고 전염병과 도시 진화의 역학관계를 큰 기둥줄거리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당시 콜레라의 감염지도를 실제로 제작한 존 스노 박사와 이웃인 헨리 화이트 목사, 콜레라는 더러운 물이 아니라 악취 탓이라는 ‘독기론(毒氣論)’을 주장했던 나이팅게일 등 실존인물들 간의 대립구도를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 지적자극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1854년 런던의 청소부들이 골목골목 넘쳐나는 분뇨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현장 탐험으로 시작해 당시 지성 스노 박사와 화이트 목사가 대 재앙의 한복판에서 콜레라는 공기가 아니라 물로 인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설득하고 공중보건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정을 흡인력있게 전개해나간다. ‘죽음의…(The Ethics of What We Eat)’은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니라 ‘죽음의 소비 행위’가 돼 버린 현대 음식산업과 음식문화 현장을 추적한다.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으로 뽑혔던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 교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큰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은 대형마트 선반에 산뜻하게 놓인 먹거리 뒤에 숨겨진 위험성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미국 아칸소주ㆍ코네티컷주ㆍ캔자스주 등에 사는 평범한 중산층 세 가족이 어떻게 식료품을 선택하는 지를 살펴보고 그들이 구입한 먹거리의 생산과정을 거슬러 올라 발생하는 윤리문제를 따져본다. 닭은 넘치는 닭똥더미에서 풍겨나오는 암모니아 냄새로 눈과 폐가 타는 듯한 양계장에서 퍼덕대고 있고, 임신용 우리(gestation crate)에 갇힌 암퇘지는 상처 난 발로 꼼짝하지 못한 채 새끼를 낳고 있다. 간혹 병에 걸린 닭ㆍ돼지가 섞여 도살장에서 살과 뼈가 분리된 후 깨끗하게 포장돼 식료품점 선반에 놓이기도 한다. 저자들은 식품산업 종사자들이 식품의 생산 과정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데는 유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거나, 그 과정이 잔혹하고 위험스런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음식에 대해 윤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