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오는 25일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하고 `전산망 다운`을 경고하고 나서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조측이 기업체들의 급여지급과 신용카드 결제 등 자금수요가 많은 25일로 파업일을 정하면서 제때 자금을 융통하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됨에 따라 개인은 물론 기업들까지 예금이탈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 노조가 총파업 출정식과 함께 전직원의 사직서 제출을 시도한 지난 16일 현재 조흥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50조5,547억원으로 청와대 토론결렬 및 총파업 선언 직전인 지난달 말(51조9,685억원)에 비해 1조4,138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콜금리 인하로 단기예금의 유입이 줄어든데다 지난 5월 말에 있었던 주상복합아파트(더 스타씨티)를 청약한 고객 중 미당첨자의 환불이 대거 발생하면서 총수신이 줄어들었을 뿐 본격적인 예금이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외환과 신한은행의 수신이 각각 4,492억원과 4,120억원,우리, 국민, 하나은행도 각각 2,400억~2,900억원 가량씩 늘어나는 등 대부분의 다른 시중은행이 증가추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노조파업과 전산망 가동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인출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조흥은행의 각 영업점에는 총 파업 이후 자금결제나 예금인출이 가능한 지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조흥은행 영업점의 한 창구직원은 “개인들의 경우 카드나 대출이자 결제, 기업들은 중요한 자금결제나 직원들의 급여결제의 차질여부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라며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설득에도 불구 좀처럼 불안감을 거두지 않아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파업일이 자금수요가 많은 시기와 겹치는데다 과거 금융노조 차원의 파업 때도 파업에 가담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예금이탈이 컸던 점을 감안 할 때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특히 전산망 가동의 중단으로 다른 은행의 거래까지 차질이 빚어질 경우 고객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조흥은행 노조는 17일 오후 본점 주차장에서 전국 분회장과 본점직원들을 대상으로 삭발식을 갖는 한편 허흥진 노조위원장이 무기한 단신농성에 돌입하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