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 '종횡무진' 천문학적 이익 챙겨

[외국계 자본 성역 없앤다] 투자 백태<br>부동산·회사등 헐값 매입, 비싼 값에 되팔기는 기본<br>이중과세 방지 조약 악용해 세금은 한푼도 내지않아

외국계 펀드는 물 만난 고기처럼 주식ㆍ부동산 등 우리 자본시장을 휘젓고 다니고 있다. 고층빌딩과 회사를 헐값에 샀다가 되팔아 천문학적 차익을 남길 뿐 아니라 고배당ㆍ유상감자 등으로 기업의 성장잠재력도 위협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이다. 우선 진로의 최대 채권자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회사매각 과정에서 국내 비판여론의 역풍에 휘말렸다. 골드만은 은근슬쩍 적정 인수가를 흘리는 방식으로 회사의 몸값을 높여 앉은 자리에서 1조원 가량의 이익을 챙겼다. 이에 대해 국내 감독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 칼라일펀드와 뉴브리지캐피탈은 한미은행과 제일은행을 팔면서 각각 7,000억원과 1조1,5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유상감자ㆍ고배당 등으로 국내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 4월 극동건설을 1,476억원에 인수했다. 그 뒤 상장을 폐지하고 본사 빌딩을 1,583억원에 매각한 뒤 유상감자와 고액배당으로 890억원을 벌었다.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브리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는 98년 3월 대유증권을 인수, 이듬해인 99년 당시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던 70% 고배당을 실시해 충격을 줬다.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선진적(?)인 금융 방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이상한 행동을 하는 외국계 자본이 잇따라 등장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회사 가치가 없다고 보고서를 내 가격을 떨어뜨린 다음 그런 보고서를 작성한 외국계 펀드가 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헐값에 건물을 산 뒤 비싼 값에 되파는 것도 외국계 자본의 주된 투자수법 중 하나다. 론스타는 스타타워 빌딩을 팔아 3,000억원 가량의 양도차익을 얻었다. 98년부터 외국자본이 매입했다가 되판 빌딩은 모두 23건, 총 매매차익은 6,000억원으로 빌딩 한 개당 평균 214억원의 매각수익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ㆍ회사를 팔면서 거둔 막대한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주식 등 자본 양도차익은 투자자 거주지 국가에서 과세한다는 국가간 조세조약 때문이다. 일부 외국자본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조세회피에 가까운 전략도 선보였다. 부동산을 팔면서 건물이 아닌 회사(주식) 형태로 매각했다. 또 케이맨 제도 등 조세피난처를 경유, 국내뿐 아니라 자국 내에서도 세금을 물지 않는 방법까지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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