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구 외식비 “일의 2배”/휴일마다 야외식당 북적 월평균 14만원 “꿀꺽”/직장인들 도시락·구내식당 이용 확산… 바람직직장인들의 호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근하거나 구내식당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었다.
19일 낮 H그룹 본사 5층 기획실. 점심시간이 되자 20여명의 직원들이 각자 도시락을 꺼내들고 사무실중앙에 있는 탁자주위로 모여들었다.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반찬을 나눠 먹으며 업무중 못다한 잡담을 나누며 도시락을 먹고 있다.
처음에는 굳이 도시락까지 싸올 필요가 있겠느냐며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하나둘씩 늘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김모대리는 『회사가 이달부터 각종 수당을 50% 줄이는 바람에 도시락을 싸오기로 했다』며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 점심값을 절약하고 동료들과 친밀감을 가질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사무실이 몰려있는 명동과 종로, 강남테헤란로 식당들은 점심시간에 자리가 텅텅비지만 직장마다 구내식당에는 발딛을 틈도 없을만큼 붐빈다.
일반식당의 경우 최소한 4천∼5천원은 줘야 하지만 구내식당은 한끼에 2천원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했다는 S증권 김모과장은 『종전에는 11시30분에 가면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시간에 가면 밥도 못먹는다』며 『인근 사무실 직원까지 11시를 넘기면서 몰려들어 조금만 늦게 가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점심을 음식점에서 사먹을 경우 하루 4천원만 잡아도 한달 점심값으로 10만원이 든다.
그러나 도시락을 싸면 밥·반찬값으로 하루 1천4백원 가량 소요돼 한달에 3만5천원이면 족하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한달 5만원 가량 들어가 절반이상을 아낄수 있게 된다.
IMF사태이전에는 하루평균 4천명 정도 이용했던 서울역앞 대우그룹 구내식당은 요즘에는 5천명가량씩 찾고 있다. 또 서울시내 도시락판매업소는 최근 매출이 20∼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도시근로자가구의 외식비지출은 연평균 18.1%씩 증가했으며 96년 총소비지출중 외식비의 비중은 10.0%로 일본(4.0%)의 2배를 넘었다.
이에따라 96년 도시근로자 가구당 외식비 절대액도 월평균 13만9천원으로 일본(10만4천원)의 1.3배 수준이다.
식생활의 구조조정은 IMF관리경제체제 극복의 첫걸음이라고 할수있다.<연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