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자금 상환부담 은행 더 떠안아야"

제일銀 매각계기 "손실 국민부담 부당"<br>"예보 특별보험료 올려야" 주장 잇따라


제일은행 매각을 계기로 공적자금 상환 부담의 책임을 은행들이 좀더 떠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은행들이 공적자금의 1차 혜택을 입은 만큼 상환 부담을 국민들에게 지우기보다는 수익자들이 부담하는 체계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적자금 상환은 오는 2027년에야 마무리되기 때문에 후세들의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17조원 중 매각완료 이후 회수 가능액은 12조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정부는 5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은행들이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특별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상정 민노당 의원이 “제일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고액 예금자를 보호하는 데 쓰였고 공적자금 손실액은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예금 보험료로 갚아야 할 성질의 것” 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은행들로부터 예금자 보호를 위한 일반 보험료(분기별 부보 대상 예금 잔액의 0.1%)와 별도로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0.1%의 특별보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규모는 은행에 투입된 자금 규모에 비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8월 말까지 은행들에 투입된 공적자금 규모는 44조1,001억원. 이에 반해 회수된 규모는 13조5,901억원으로 저조하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특별보험료를 0.1%로 정했던 것은 은행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은행들이 예대마진 확대와 수수료 인상 등으로 수익이 크게 개선된 만큼 현재 0.1%의 특별예금 보험료를 0.2% 수준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환기금 관리법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말 0.1%로 정해진 특별보험료는 5년마다 재산정하되 필요할 경우 재정경제부 장관의 결정으로 수시로 변경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지난 국회에서 손실분의 40%는 은행들의 특별보험료로, 나머지는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기로 결정된 사항”이라며 “다만 최근 은행들의 경영상황이 개선된 만큼 특별보험료 인상에 대한 논의는 추후 심도 깊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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