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통신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지난 94년 신세기통신 설립 당시 주주들간에 맺은 「5년간 지분율 변동금지」의 약속시한이 오는 5월1일 끝나는 것을 앞두고 12일, 13일 이틀간 1,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포철·코오롱 등 신세기의 주요 주주들은 신경이 곤두 서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관련 업체들은 5월 이후 일어날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변화는 이번 증자과정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기의 주주들은 5월 이후 지분을 마음대로 팔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잦은 지분 변동으로 인한 경영 혼란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지분을 팔 수 없도록 돼 있었다. 물론 5월 이후에도 누군가 지분을 매각하면 그에 대한 우선 매입권은 여전히 제1, 제2 주주인 포철과 코오롱이 갖는다.
그러나 업계는 군소 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하려 나설 경우 이를 인수해야 할 포철과 코오롱은 자금 압박을 받을 것이고, 이는 곧 지분 단일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사중 한쪽이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주요 주주사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같은 가능성들이 이번 증자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증자에서 실권했던 삼성이 이번 증자에서는 강한 참여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빅딜 이후 통신사업 참여를 물밑에서 꾸준히 추진해 온 삼성의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또 최근 지분 철수의 뜻을 표명, 파문을 일으켰던 미국 SBC가 이번 증자 참여 여부를 마지막날 결정키로 한 것도 이번 증자가 신세기통신 경영권 단일화의 최대 고비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